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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이야기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을 잃은 청소년들 — 영케어러(Young Carer) 지원 체계 2026

by NAITE 2026.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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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부산 영도구 영선2동에 현장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을 잃은 청소년(청년)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영케어러 사업을 기획한 곳을 직접 찾아가 워크숍을 진행했었습니다. 

다녀온 후에도 제가 있는 현장에서 노인 사례를 접하다 보면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어르신 댁을 방문했을 때 어디선가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어르신 옷을 빨고 있거나, 식사를 차려드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아이에게 "학교는?"이라고 물으면 "지각이 많아서..."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이 아이들이 바로 '영케어러(Young Carer)', 즉 가족을 돌보는 청소년(청년)입니다. 한국에서도 이 존재가 이제 정책의 언어로 포착되기 시작했습니다.

 

영케어러란 무엇인가

정의

영케어러(Young Carer)란 아픈 가족, 장애가 있는 가족, 또는 정신건강·약물 문제를 가진 가족을 돌보는 역할을 맡은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말합니다. 한국에서는 '가족돌봄청소년', '가족돌봄아동'이라는 표현도 함께 사용됩니다.

이들은 부모나 조부모가 담당해야 할 돌봄 역할 — 식사 준비, 목욕 보조, 약 챙기기, 병원 동행, 가사 전반 — 을 떠안고 있습니다.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또래 관계에서 단절되고, 자신의 정서적 필요는 뒤로 미루는 생활이 반복됩니다.

국내 현황

국내 영케어러의 정확한 규모는 아직 공식 통계로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노인장기요양 수급 가구, 장애인 가구, 한부모 가구 등에서 상당수의 청소년이 가족 돌봄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본의 경우 2020년 문부과학성 조사에서 중학생 17명 중 1명, 고등학생 24명 중 1명이 영케어러로 확인된 바 있어, 한국에서도 결코 적지 않은 숫자가 존재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6년 지원 정책 현황

가족돌봄청소년 지원 사업

2026년, 위기아동·청소년 지원 사업이 기존 시범사업 4개 시·도(인천, 울산, 충북, 전북)에서 8개 시·도로 단계적으로 확대됩니다. 이 사업의 지원 대상에 '가족돌봄청소년'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원 내용으로는 심리·정서 지원, 돌봄 서비스 연계(가정 내 돌봄 부담 경감), 학습 지원,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이 포함됩니다.

연계 가능한 기존 제도

현장에서 영케어러를 발굴했을 때 바로 연계 가능한 제도들입니다.


제도명 내용 담당기관
가사·간병방문지원 사업 가사·간병 서비스 제공으로 청소년의 돌봄 부담 경감 시·군·구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노인 어르신 대상 돌봄 서비스 연계 수행기관
장애인활동지원 장애인 가족 돌봄 부담 경감 국민연금공단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심리·정서 지원 각 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드림스타트 취약계층 아동 통합 지원 시·군·구 드림스타트

실무 적용: 영케어러 발굴 방법

영케어러는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이게 당연한 거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없다'는 인식이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발굴은 주로 다음 경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1. 노인·장애인 사례관리 방문 시 가구 구성원 파악 — 어르신 방문 시 동거 가족(특히 미성년 자녀·손자녀)의 역할을 확인
  2. 학교 연계 — 잦은 결석, 성적 급락, 학용품 미지참 등 교사가 의심 신호를 발견하는 경우
  3. 지역사회 인적 안전망 — 이웃, 종교기관 등에서 제보
  4. 당사자 접촉 — 어르신 사례관리 과정에서 청소년 당사자와 직접 대화

현장 팁과 자주 하는 실수

어르신만 보면 안 된다: 노인 사례관리에서 '수급자 본인'에게만 집중하다 보면 함께 사는 손자녀나 자녀의 상황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구 전체를 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 심기: 영케어러 청소년들은 오히려 "제가 다 할 수 있어요"라고 도움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틀린 게 아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학교와의 협력 필수: 영케어러의 어려움은 학교 생활에서 가장 먼저 드러납니다. 담임 교사나 학교 상담사와의 협력 체계를 갖춰두면 조기 발굴과 개입에 효과적입니다.

최신 변화 및 유의사항

영케어러 관련 별도 법률은 아직 제정되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아동복지법, 청소년복지지원법 등 기존 법률 체계 내에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자체별로 조례를 통해 추가 지원을 마련하는 경우도 있으니, 관할 지자체의 조례 현황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가족돌봄청소년'이라는 공식 용어와 지원 체계가 이제 막 형성되는 단계인 만큼, 앞으로 법·제도적 변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무리

어른이 되기 전에 어른의 짐을 진 아이들 — 영케어러는 복지 현장이 가장 먼저 발굴해야 할 '숨겨진 취약계층'입니다. 어르신 방문 때 함께 있는 청소년의 눈빛 하나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사회복지사의 감수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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